진로 인수, 롯데·CJ 2파전 유력

자금력·고용승계 등 12개 컨소시엄중 가장 앞서

올해 아시아에서 최대 인수ㆍ합병(M&A) 매물로 꼽히는 진로 인수전은 롯데와 CJ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 매각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24일 “진로의 실제 가치는 2조원 가량이지만 경쟁 과열로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2조5,000억~3조원 사이에서 매각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며 “예비실사자격자로 선정된 12개 컨소시엄중 이 정도의 자금력을 갖춘 곳은 사실상 롯데와 CJ 컨소시엄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때 가격조건이 가장 중요하지만 고용승계, 인수 뒤 경영계획과 시너지 효과 등도 20~30% 가량 고려된다”며 “이 조건에서도 이들 2곳이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진로 인수전에 뛰어든 다른 업체들은 현실적으로 인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데다 컨소시엄 내부의 의견조율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두산의 경우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하면서 자금여력이 부족해 씨티벤처캐피탈(CVC)과 JP모건파트너스 등 외국계 인수 참여자들과 공동 전선을 형성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나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들 외국계 투자회사들은 진로 인수 후 투자 이익을 조기 회수하는데 관심이 많아 인수 가격을 높게 제시하고 진로의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두산이 외국계와 공동으로 진로를 인수할 경우 두산의 ‘우량 매물 싹쓸이’ 논란에 휩싸일 소지가 있다는 것도 채권단으로서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엔탈컨소시엄의 경우도 자금 동원은 가능해 보이지만 컨소시엄 참여사가 무학ㆍ동양제철화학ㆍ금비ㆍ금복주ㆍ어피니티 등 5개에 달하는 게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컨소시엄은 참여사가 많아 의견합의가 쉽지 않고 매각 차익을 우선시할 가능성도 높아 채권단 기대에 맞는 가격을 써내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대상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하이트맥주 등 다른 음식료 및 주류 업체, 대한전선ㆍ태광산업 등 다른 경쟁업체도 자금 동원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중 태광산업의 경우 현금 5,000억~6,000억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섬유사업이 주축인 기업 특성상 추가 유동성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밖에 서버러스 등 외국계 투자회사도 인수 뒤 재매각한다는 계획아래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2조5,000억원 이상의 높은 가격을 써낼 지 의문시되고 있다. 한편 예비실사자격자로 선정된 12개 컨소시엄은 오는 29일까지 예비실사를 기간을 거쳐 30일 입찰에 참여하게 되며 매각주간사인 메를린치증권은 법원의 허가를 얻어 우선협상대상자를 1개 또는 복수로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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