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반도체 등 한국 경제의 대표 산업이 올 들어 성장둔화와 경쟁심화, 차기 선도품 부재 등과 같은 삼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6일 내놓은 '한국 주요 산업 현안 진단' 보고서에서 "휴대폰, TV∙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6개 주요 산업이 세계 경제 저성장,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차세대 기술 및 시장 불확실성과 같은 공통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휴대폰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레노버ㆍZTEㆍ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신흥국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우리 업체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자동차는 일본 업체가 최근 엔저 수혜를 등에 업고 맹공을 펼치면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유럽 국가의 자국 업체 보호 강화까지 겹치면서 국내 업체의 수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염려된다. TV∙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일본과, 범용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진검 승부를 펼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인텔(CPU), 퀄컴(통신칩), TSMC(파운드리), 삼성전자(메모리) 등 이른바 4강 업체가 사업경계를 넘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중동과의 중국 시장 쟁탈전이 심화하는데다 셰일가스ㆍ타이트오일 등 새 에너지 산업이 떠오르면서 시장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 그동안 과잉 공급이 이어진 조선 시장에서는 정부 지원을 발판으로 중국과 일본의 경쟁 수위가 높아졌다

이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각 산업이 처한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제조업 침체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기업은 신시장 창출에 도전하고 정부는 수출 환경 개선 등 산업 지원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