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조선사 쾌인쾌사

유쾌·상쾌·호쾌한 선조들의 삶
■이수광 지음, 추수밭 펴냄


성리학이 발달한 조선은 근엄한 나라였지만 한편으로는 풍자와 해학이 넘쳤다. 조선 중기의 '성수패설' '파수록' '기문총화' 등의 문집에 나온 우스갯소리를 보면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성별과 상관없이 풍자와 해학을 즐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조선여인 잔혹사' 등 팩션(fact+fiction)형 역사서로 히트친 저자가 조선 500년 역사에서 유쾌하고, 상쾌하고, 호쾌하게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종 때 영의정 남편의 수염을 몽땅 뽑고 사약을 받았던 조선 최고의 여장부 송씨, '수업에서 해방된 것이 최대의 쾌사'라고 부르짖었던 정조의 차남 순평군의 일자무식 에피소드, 세조에서 중종 때까지 문신으로 활약했던 채수와 성현이 팔도유람에 나선 좌충우돌 여행기 등 35편의 짧고 간결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독자들은 궁핍한 세상살이를 익살로 웃어 넘기는 우리 선조들의 여유로운 삶의 자세를 만날 수 있다. 곁들여 놓은 풍속화는 이야기와 한데 어우러져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