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전면적인 사업재편과 신규 투자 확대, 신사업 발굴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 있습니다.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조원 규모로 키워나갈 것입니다."
김해규(사진) 티케이케미칼(104480) 대표는 지난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회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 1998년 이래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전사 차원에서의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며 "올해야말로 기업의 저평가된 가치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변화의 일환으로 이달 2일 기존 3본부 5실 체제를 3실(경영전략실·경영지원실·생산지원실), 4개 사업부(수지사업부·스판덱스사업부·폴리에스터사업부·건설사업부) 체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영업과 생산이 분리돼 있던 기능별 조직구조를 각 사업부별로 영업과 생산 권한이 일임된 제품군 위주의 조직으로 바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김 대표는 생산성과 수익성 증대를 위한 대대적인 사업재편도 구상 중이다. 경쟁력을 잃은 사업이나 생산설비는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고수익 제품군의 개발과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공장은 가동을 중단해 설비와 인력을 다른 곳으로 이전 배치하고 설비 및 공장 부지의 매각을 통해 들어온 자금은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에 재투자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사업재편 방안을 상반기 내에 확정한 뒤 실행에 들어가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익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존 화섬사업 내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스판덱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티케이케미칼은 국내 스판덱스 점유율 37%로 효성(004800)과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과거 일부 고급의류에만 쓰이다가 최근 양복과 청바지 등으로 사용처가 점차 다양해지는 스판덱스는 화섬사업 가운데 가장 성장성이 유망한 분야"라며 "올해 대대적인 투자를 앞세워 기존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전체 화섬사업 내에서 차지하는 스판덱스 비중을 2013년 17.2%에서 지난해 20.2%에 이어 올해는 23.1%까지 늘리기로 했다.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아파트 분양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그룹 계열사의 우방토건의 건설사업 부문을 흡수합병해 건설사업부를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주택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해 5월 분양을 시작한 김포 고촌의 분양률은 100%에 육박하고 있고 올해 초 분양에 나선 화성 봉담도 지금까지 60%를 넘고 있다. 그는 "국내 제조업 환경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건설사업 진출을 통해 벌어들인 재원을 기존 화섬사업의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며 "연간 500~1,000세대 분양을 통해 이익을 내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건설사업 외에 다른 신사업 발굴도 고민 중이다. 그는 "요즘 각광 받고 있는 헬스케어와 웨어러블 등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더라도 필요하다면 과감히 뛰어들 것"이라며 현재 여러 사업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적개선 흐름이 이어지자 배당도 검토하고 있다. 2012년 13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티케이케미칼은 2013년 소규모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 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는 이익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대표는 "2011년 상장 이후 배당을 한 적이 없지만 올해 이익 규모에 따라 이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