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증자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연말까지증자에 실패할 경우 LG카드의 신용등급은 3단계 정도 떨어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상환 요구, 회사채 만기 연장 실패 등으로 인해 LG카드는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신용정보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기관은 연말까지 LG카드의 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 `A'인 LG카드의 신용등급을 3단계정도 낮출 계획이다.
이는 지난 9월 산업은행 유지창 총재가 연말까지 LG카드의 자본확충을 약속하면서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막았던 게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시 유 총재의 서류 약속에 따라 3단계 정도 하향할 움직임을 철회했던 신용평가사들이 원래 평가했던 등급을 부여하는 셈이 된다.
LG카드의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LG카드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회사채 기업어음(CP)의 상환 요구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ABS는 신용등급이 낮아질 경우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내년에 만기인 4조원에 대해 한꺼번에 상환요구가 몰릴 가능성이 높고 내년 1월 3일 1천억원을 시작으로 만기도래하는 기업어음의 만기 연장도 어렵게 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자본확충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신용등급이 3단계나 낮아지는 것은사실상 LG카드의 부도 선언"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카드는 1조2천억원의 증자를 결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29일 오후 6시에개최할 계획이다.
LG카드는 업무시간이 끝날 때까지 LG그룹의 회신을 기다린 뒤 증자를 의결한다는 구상이지만 이사회 이전에 LG그룹의 회신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사회에서 증자결의를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LG그룹이 증자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닌 만큼 일단 1조2천억원의증자 결의를 해 놓고 향후 협상 진행과정을 지켜 보는 방안도 있는 것으로 금융계는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