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의 한 정보기술(IT)회사에 다니는 이경목(28)씨는 나눔카(서울시 승용차 공동이용 브랜드) 단골 고객이다. 그는 일주일에 2~3차례 협력사 미팅을 갈 때 항상 회사 근처 공영주차장에 있는 나눔카를 빌려 탄다. 요즘에는 주말 나들이를 갈 때도 나눔카를 활용한다. 이씨는 "회사차를 구입하는 것보다 필요할 때만 나눔카를 빌려 타니 훨씬 경제적이다"며 만족해했다.
서울시 나눔카 사업이 시작된 지 석 달 만에 회원수가 8만 여명으로 늘었다. 공유 경제는 옷ㆍ주거ㆍ사물 등 전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선조들이 두레나 품앗이를 통해 쌓아온 나눔의 유전자가 현대에서 되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시 카셰어링 '나눔카' 가입자는 지난 2일 기준 7만7,970명, 이용자 수는 4만3,432명에 달한다.
나눔카의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3월 말 392명, 4월 말 449명, 5월 말 503명으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주로 업무지역과 지하철역 주변에 위치한 나눔카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5월 한 달을 기준으로 서울 삼성동이 하루 평균 11명을 기록해 가장 많았고 구로디지털단지(5명), 잠실역ㆍ안암동ㆍ봉천동(각 4명) 순이었다.
나눔카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뜨겁자 서울시는 현재 292곳에서 486대를 운영중인 것을 올 말까지 500곳, 700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서비스지역이 확대될수록 이용이 편리해지는 만큼 수요는 더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마을 단위 나눔도 활발하다.
서울 광진구는 지난 13일부터 화양동 주민센터 1층 '느티카페'를 마을 공유경제의 중심 센터로 만들었다. 이 곳에서는 30여벌의 정장과 각종 공구는 물론 오븐, 제기용품, 유아용품 등을 마을 주민들에게 소정의 수수료를 받거나 무료로 빌려줄 예정이다. 또 빈 공간은 주민들이 물건을 맡겨놓을 수 있는 공유창고로 활용한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집에서 쓰지 않는 물품들을 더 기증받으면 공유물품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은 따로 갖되 주방과 화장실 등은 함께 쓰는 주거공유 사업을 벌이는 '피제이티옥'은 올해 안에 15호점까지 공유가옥을 늘릴 계획이고 면접용 정장을 기증받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열린옷장'은 여름용 정장만 500여벌을 확보해 하루 10~20명이 이용 중이다.
이밖에 유아복이나 책 등 각 분야의 공유기업들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새로운 창업 모델로도 떠오르고 있다. 박소영 연세대 창업지원단 팀장은 "지난달 말 공유경제를 주제로 개최한 창업 컨퍼런스에 4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와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앞으로 이뤄지는 창업분야 교육과정에 공유경제 부문을 꼭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27개 공유기업을 지정해 지원하고 있고 최근 공유기업 창업이 부쩍 늘어 추가 지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아직 숫자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