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법인의 실적 둔화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유상증자 금액은 늘고 무상증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법인 유상증자 규모는 11조2,742억원으로 전년보다 37%(3조446억원)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법인은 9조6,141억원으로 전년보다 36.9%(2조5,907억원) 늘었고 코스닥시장법인은 1조6,601억원으로 37.6%(4,539억원) 증가했다.
유상증자 금액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3자배정 증자와 주주우선 공모를 대거 실시한데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대규모 일반공모 사례도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산건설과 STX팬오션 등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이 주로 제3자배정 방식을 통해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현물출자 방식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해 무상증자 규모는 2억8,670만주로 전년보다 36.8%(1억6,710만주) 감소했다. 무상증자 건수도 54건으로 전년 62건보다 8건 줄었다. 이는 주식시장 정체와 기업실적 둔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통 상장사들은 잉여금이 생겼을 때 이를 자본금으로 전환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유상증자는 늘어난 반면 잉여금이 늘었을 때 신주를 발행해 무상으로 지급하는 무상증자가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