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남단의 액화천연가스(LNG) 저장기지 증설을 놓고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송도신도시 등의 인구 증가로 LNG 수요는 많아 지는데 주민들이 더 이상 우리 지역에는 안된다고 맞서는 형국이어서 제2의 밀양 송전탑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의 발단은 인천시가 기존의 LNG 기지에 탱크증설을 위한 작업에 나서면서부터다. 인천시는 18일 열린 제4차 도시계획위원회에 'LNG 생산기지' 4지구 건설사업을 위한 개발행위(토지형질변경) 허가안을 상정했다. LNG기지 증설을 위해 주변 자연녹지지역을 위험물저장 및 처리시설(도시가스 제조시설)로 변경하겠다는 것인데, 비록 보류되긴 했지만 인천시가 LNG기지 증설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지역 발전소 등 산업시설 설비와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한 천연가스 수요증가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LNG기지 증설이 불가피해 이같은 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천시의 계획대로라면 LNG기지 4지구 건설로 연수구 동춘동 25만여㎡에 20만㎘ 규모의 LNG저장탱크 3기와 기화송출설비, 변전소 등이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주민들은 안전성 등을 이유로 증설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천LNG 기지는 정부가 1992년까지 10만㎘ 규모의 LNG 저장탱크 3기만 건설하기로 약속한 사업이다. 그러나 LNG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계속 증설을 거듭해 현재 10만㎘급 탱크 10기, 14만㎘급 탱크 2기, 20만㎘급 탱크 8기가 각각 운영 중이다. 기존 계획보다 10배 정도 추가 증설된 것이다.
주민들은 인천 LNG기지에서 서울과 경기도 등으로 송출되는데 굳이 위험시설을 인천에만 둘 이유가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른바 인천이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송도LNG기지가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에 송출하는 가스양은 각각 8,81만6,000톤(62.7%)과 525만5,000톤(37.7%)다. 인천지역으로 송출되는 LNG는 인근의 서인천화력본부 등 5개 화력발전소로 대부분 공급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의식이 고조되면서 LNG 기지의 안정성 논란도 커지면서 반대여론이 비등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인천신항에서 LNG기지까지 1.2km 남짓 떨어져 있고, 인근의 송도국제도시에는 2020년까지 26만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안전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LNG 탱크 증설은 안전성과 증설의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있는데도 인천시가 이번 안건을 상정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이번 탱크 증설 계획은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결정하도록 미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연수지부도 "연평도 포격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군부대가 첫 번째 공격대상이 될 텐데 주변에 군부대가 건설되고 있는 송도 LNG 인수기지는 화약고를 껴안고 있는 것"이라며 "유 당선인과 이재호 연수구청장 당선인은 LNG 탱크 증설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