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수출의 든든한 보루 역할을 하던 이머징마켓의 수출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한국무역협회(회장 김재철)은 1일 「수출마케팅 10계명」을 통해 국내 수출업체들이 이머징마켓 개척에서 격게 될 많은 함정과 지뢰밭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 행동수칙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지 흐름에 능통하라=수출 상대국의 외환 통제 및 수입규제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현지 환율이 급변하거나 수출제품의 시장가격이 급락하면 수입상의 대금상환이 난항을 겪게 된다.
◇쪼개서 수출하라=이머징마켓은 상황 변화가 심하다. 100% 신뢰할 수 있는 고정거래선이라도 수출품을 쪼개서 선적하면 대금 결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위험부담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우회하면 길이 있다=외환 통제 및 수입규제가 심할수록 인접국과의 변경무역이 활기를 띤다. 위험을 감수하며 직접 수출하기보다 인접국을 통한 우회수출을 하면 신용장개설 및 대금결제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에이전트를 활용하라=외환사정이 악화될 때 대금결제가 확실한 바이어를 찾기 위해서는 유능한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다.
◇물량에 현혹되지 마라=바이어가 대량 주문을 하면서 분할 결제를 요구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잔여 대금을 무신용장이나 COD방식(CASH ON DELIVERY:물건 도착후 대금지불)으로 받기로 하면 상황이 악화됐을 때 대금지불을 지연하거나 디스카운트를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적 위주의 영업이 함정이다=국내 기업의 수출미수금 대부분은 실적 위주의 영업관행이 빚은 화근이다. 무모한 수출보다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위험부담을 줄여야 한다.
◇가격으로 위험을 커버하라=이머징마켓은 언제든 예기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하이 리스크에 하이 리턴으로 맞서 비상시의 에너지를 비축해야 한다.
◇특수는 항상 있는 것=외환 통제가 심한 나라에도 우선적으로 수입하는 품목은 있다. 경제가 위축될수록 식료, 의약품 등 생필품 수요는 많아지며 이같은 우선 수입품목의 수입권한을 갖고 있는 「큰손」을 뚫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계약대로 이행하라=불리한 조건이라도 계약이 체결되면 계약대로 이행하라. 품질, 수량, 납기 등에서 꼬투리를 제공하면 반드시 클레임으로 돌아온다.
◇상황 호전에 대비하라=안면이나 관계, 의리를 중시하는 것은 비지니스세계에서 동서고금의 진리다. 위험부담이 높아도 거래 지속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만 상황이 개선된 후를 기약할 수 있다.【김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