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한동우 2기' 체제 1년을 맞으면서 더욱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 선임 과정에서 한 회장이 보여준 리더십이 조직의 안정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한동우(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한의 주주들과 다시 마주한다.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2기 체제를 연 지 딱 1년 만이다.
안정된 2기 체제를 지탱해주는 것은 무엇보다 실적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811억원.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2조 클럽'에 복귀했다. 신한을 추월 대상으로 삼은 KB금융지주와 무려 6,0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이익 규모다. 신한은 2008년 이래 7년 연속 금융계 최고의 실적을 거두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전문지들이 신한을 국내 1위 브랜드로 제시한 지 오래다.
신한 특유의 리스크 관리 문화와 발 빠른 복합금융 서비스는 안정된 실적을 일군 공신이다.
은행과 증권이 결합된 형태인 신한의 개인자산관리(PWM)는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복합점포'의 롤 모델이나 마찬가지다. 예금하고 대출하는 은행에서 벗어나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새로운 은행 모델을 제시했다.
은행과 증권의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합한 기업투자금융(CIB) 역시 체계가 가장 잘 갖춰져 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한의 강점은 무엇보다 PWM·CIB 등의 인사시스템에서 확실하게 통합된 체계를 구현하고 의사 소통 과정이 빠르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래설계센터' 등 신한의 은퇴 비즈니스 모델 또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뱅킹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회장은 집권 2기 강력한 리더십 구축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최근 신한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신한 사태'에서 가장 자유로운 인물을 선택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재일교포 등 전통적 파트너들과 한 회장 간의 끈끈한 공조 체계도 유지되고 있다.
다만 한 회장-조용병 행장 체제로 처음 시작하는 올해는 변수가 어느 때보다 많다. 금리 흐름이 너무 불안정하고 핀테크 등으로 금융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한 회장이 안정된 신한을 넘어 변화하는 신한을 본격적으로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