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인 KT와 시내전화 요금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에 과징금을 부과한 처분은 정당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SK브로드밴드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과 시정명령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SK브로드밴드(당시 하나로텔레콤)는 경쟁사인 KT와의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자사의 요금을 올려 양사 가격 격차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대신 KT로부터는 향후 5년간 매년 시장점유율을 1.2%씩 넘겨받기로 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 간에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KT와 SK브로드밴드에 각각 949억원과 1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둘이 합쳐 시장점유율이 100%에 이르는 KT와 SK브로드밴드가 가격을 담합하면 서비스나 가격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이 없어지게 된다"며 "두 회사의 담합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이며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가 적정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KT도 과징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