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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연가에 한바탕 뮤지컬 대전(大戰)이 벌어진다. 송년회와 겨울방학, 크리스마스 등이 겹쳐 공연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을 앞두고 굵직한 뮤지컬이 대거 무대에 올려져 공연가가 후끈 달아 오를 전망이다. 올해 연말 뮤지컬 시장 경쟁 구도는 한ㆍ일전 양상을 띤다. ‘정치적인 색채가 덜한 문화 행사에 웬 케케묵은 민족 감정이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올 연말 무대에 올려질 공연들과 최근 우리 뮤지컬 시장 분위기를 보면 한ㆍ일전이란 표현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연말 뮤지컬 공연 태풍의 핵은 일본 대표적인 극단 ‘시키’(四季)의 한국 진출 첫 작품 ‘라이온 킹’. 국내 최초 뮤지컬 전용관인 잠실 롯데 ‘샤롯데’ 극장을 차지하고 디즈니가 제작한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 라이온 킹의 한국어판을 오는 28일부터 종영일을 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선보인다. 일본 시키가 샤롯데 극장을 사실상 무기한 선점한 것에 대해 국내 뮤지컬 업계는 10월 23일 대규모 뮤지컬 행사를 개최하고 ‘맞불 작전’을 편다. 10월 23일 뮤지컬의 날을 맞아 해외 뮤지컬 제작사들의 국내 진출에 맞서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 뮤지컬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한민국 뮤지컬 페스티벌’ 무대를 마련한 것이다. 원래 뮤지컬의 날은 1966년 한국 최초 창작 뮤지컬인 극단 예그린의 ‘살짜기 옵서예’가 초연된 10월 26일이었지만 한국뮤지컬협회(회장 윤호진)가 뮤지컬인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는 공연이 없는 매년 10월 넷째주 월요일로 바꿨다. 이날 오후 6시 국립극장 문화광장 특설 무대에서 열리는 축제는 살짜기 옵서예에서 주연을 맡았던 패티김을 비롯해 조승우, 오만석, 엄기준 등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는 인기 배우들이 참석해 한국뮤지컬협회 소속 20여개 단체가 그동안 제작 공연했던 뮤지컬 30여편의 노래들을 들려 준다. 이날 행사로 끝은 아니다.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은 연말을 겨냥해 관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형 작품들을 줄줄이 쏟아낸다. 난타의 제작사인 PMC프로덕션은 70~80년대 우리 가요를 엮어 만든 로맨틱 코믹 뮤지컬 ‘달고나’를 11월 1일부터 12월3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 올린다. 탤런트 박형준과 그룹 ‘쥬얼리’ 출신의 가수 조민아 등 스타들이 출동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영화 ‘왕의 남자’를 뮤지컬로 만든 ‘이’(爾)는 11월 10~12월3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펼쳐지고 스탠딩컴퍼니가 제작한 뮤지컬 ‘황진이’는 11월 25일부터 한달간 서울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에이콤은 한국 뮤지컬의 간판 작품인 ‘명성황후’를 12월 2~24일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1995년과 97년 두차례 공연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관객 동원에는 실패했던 김민기씨의 음악극 ‘개똥이’는 소극장용으로 각색돼 10월 24일부터 11월 19일까지 학전블루에 또다시 올려진다. 이밖에 CJ엔터테인먼트, 모디스, 설앤컴퍼니가 공동으로 제작한 ‘에비타’는 11월 17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서 국내 처음 정식 라이센싱 공연으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