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수도권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아파트도 입주 이후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입주 1년 차 이내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의 경우 2012년 이후 청약 1순위 마감 단지 중 상당수가 분양가 이하에서 매매가가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6.49%, 2.21% 상승한 수도권 입주 1년 차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가는 2012년 2.26% 하락했으며 올해 역시 10월까지 2.5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만 0.63%를 기록해 소폭 상승했을 뿐 경기(-0.39%), 인천(-6.41%)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지방에서는 1순위 마감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1순위 마감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가 상승률은 2010년 3.47%로 수도권에 비해 낮았지만 2011년 8.81%로 크게 뛴 후 지난해에는 상승률이 16.87%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서도 10월까지 8.20% 올라 '청약 성공=가격 상승' 공식을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18.46%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부산(10.87%), 경북(8.67%)이 뒤를 이었다.
최성헌 책임연구원은 "분양 당시 1순위에서 마감된 아파트는 입지ㆍ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입주 시점의 시장상황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분양에서 입주까지 3년 가까운 시차가 생기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하락에 따른 계약자와 건설사 간 갈등을 줄이려면 천편일률적 분양제도 대신 수요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