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임직원 선임규정 위헌 제청
서울지법 "사법권 침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파산 금융기관의 파산관재인으로 예금보험공사(예보)나 예보 임직원을 선임토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법권 침해라며 법원이 직권으로 위헌심판을 제청,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주목된다.
서울지법 파산2부(재판장 이형하 부장판사)는 7일 공적자금이 지원되는 금융기관이 파산한 경우 공적자금의 효율적 회수가 필요한 때에는 예보를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토록 한 공적자금관리특별법 제20조(파산절차의 특례) 및 부칙 제3조(파산절차 등의 특례에 관한 경과규정)는 사법권 침해로 위헌소지가 있다며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파산법상 파산관재인의 선임은 법원의 재판사항 임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의 문제조항들은 법원으로 하여금 파산관재인으로서의 적격 유무를 심사해 부적격자를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하고 있다"면서 "이는 권력분립을 정한 헌법정신에 반해 법원의 재판권 내지 사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파산관재인은 파산자, 파산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이해를 떠난 중립적이고 독자적인 입장에서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그러나 예보는 그 자신이 파산재단의 최대 채권자로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으며 예보와 다른 채권자사이에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우 중립적으로 관재업무를 처리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특히 "특별법이 파산채권자들 중의 1인을 파산관재인으로 임명, 파산절차를 주재토록 하고 더욱이 법원의 감독 없이 파산재단의 관리 및 환가 업무를 처리토록 허용하는 등 막중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예보이외의 다른 파산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들을 불평등하게 취급하는 셈이 돼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현재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으로 파산절차가 진행중인 곳은 서울지법 산하 16곳을 포함, 모두 190여곳에 달한다.
재판부는 지난해 말 공적자금 관리특별법 공포로 3개 월내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파산 금융기관의 파산관재인을 예보 임직원중에서 선임케 되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