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3-4. 친환경 도시로 건설하자

환경 측면에서 서울의 현주소는 열악하다. 미세먼지 OECD국가 중 최하위, 1인당 공원면적은 세계 주요도시의 1/3수준, 이산화질소는 1.7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서울은 아시아 중요 10개 도시중에서 안전부문 9위, 환경부문 7위로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이는 환경성을 무시한 60~70년대 개발위주 도시정책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환경개선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ㅇ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가 친환경도시 건설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비오톱 지도 작성, 생태기반지표 개념 도입 등이 그것이다. 특히 생태기반지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이미 개발된 도시를 어떻게 관리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지 흐름의 자연순환을 이끌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서울시 도시계획과 오충현 박사는 “생태기반지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되는 개념으로 땅의 자연순환을 무시한 개발로 인해 도심은 사실상 죽은 땅이 대부분인 게 서울시의 현주소다”며 “대지 포장률 기준을 결정, 자연녹지 형태의 살아 있는 땅의 비율을 높이는 게 기본 목표다”고 말했다. ◇대지 자연순환을 살린다= 앞으로 서울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생태기반지표 개념을 도입, 대지의 자연순환기능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통해 도시의 밀도를 조정하듯 생태기반지표는 땅 포장률을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동안 도시관리가 밀도 중심으로만 이뤄져 대지의 자연순환기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 사실상 죽은 땅이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문제점에서 도입된 것이다. 생태기반지표는 전체 공간계획 대상지 중 자연의 순환기능을 가진 면적의 비율을 의미한다. 쉽게 설명해 대상 토지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시멘트 등의 포장비율을 미리 결정, 대지의 자연순환기능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 같은 도시관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이뤄지고 있다. 베를린은 공간유형을 포장면, 부분포장면, 자연지반 녹지 등 총 9가지로 나누고 또 ㎡당 가중치를 둬 비오톱 면적지수를 산정하고 있다. 산정 된 비오톱 면적지수는 개발 대지의 포장비율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만약 비오톱지수가 49%라는 것은 자연지반 녹지 등이 49%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베른린에서 사용되는 비오톱지수를 가지고 개발계획을 재수립할 경우 현행 개발계획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용산지구 도심재개발 계획의 경우 ▲포장면적 1만4,785평 ▲자연지반녹지 196평으로 총 면적은 1만4,981평이다. 여기에 포장면의 ㎡당 가중치가 0, 자연지반녹지의 ㎡당 가중치가 1임을 감안할 때 총 면적의 ㎡당 가중치는 196평이 된다. 결국 가중치를 전체면적으로 나눈 생태기반지표는 0.013으로 나와 현재의 경우 자연녹지는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대지의 자연순환 개념을 전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개발계획 중 토지이용계획을 포장면, 부분 포장면, 벽면 녹화면, 옥상 녹화면, 자연지반녹지 등 7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계획안을 재수정할 경우 기존 0.013에 불과하던 생태기반 지표는 대안Ⅰ 0.387, 대안Ⅱ 0.427, 대안Ⅲ 0.486까지 상승 돼 도심 대지의 순환기능이 강화되게 된다는 것이다. ◇은평뉴타운, 비오톱지도 적용 개발계획수립= 은평뉴타운은 비오톱지도를 통해 개발계획이 수립되는 첫 사례가 된다. 비오톱지도는 45개 평가항목을 나눠 등급을 5개 등급으로 나눈다. 5개 등급에 따라 토지성격을 구분, 현재의 토지이용 실태와 이를 기반으로 향후 그 지역의 개발 계획 수립 시 단계 상승을 이끌기 위해 마련 된 개념이다. 은평뉴타운이 들어서는 진관내외동은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을 묶여 있던 곳인 만큼 현재 등급은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비오톱 지도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계획을 수립 할 경우 고밀도 개발로 인해 등급이 낮아지는 게 현실. 때문에 은평뉴타운은 녹지비율을 38%로 유지하고 비오톱 등급도 1등급보다 조금 낮아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지내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아파트도 자연지형을 이용해 주택의 주요공간이 배치되는 곳은 중정형과 타운형, 경사지에는 테라스형, 역세권에는 타워형 주택단지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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