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강북 개발사업인 은평 뉴타운이 높은 분양가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SH공사가 내놓은 은평 뉴타운의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500만원이 넘는다. 특히 같은 공공기관인 대한주택공사가 공개한 판교 신도시의 중대형 건축비보다 평당 50만~60만원 정도 비싸 공공기관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SH공사 측은 기본적인 보상비가 높아 불가피하게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은평 뉴타운이 택지개발지구가 아닌 도시개발지구여서 판교처럼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사비마저 너무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개발이 이뤄지면 그만큼 주거환경이 좋아지므로 어느 정도 자산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은평 뉴타운의 경우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높아 주변 아파트 시세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집값 안정정책은 겉돌 수밖에 없고 민간업체들이 분양가를 턱없이 높여도 정부로서는 이를 막을 명분도 없어진다. 서울시가 투기를 부추긴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은평 뉴타운의 경우 전매제한이 없는 만큼 투기꾼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는 최근 역대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냉ㆍ온탕을 오락가락한 실패작으로 규정하는 한편 10ㆍ29-8ㆍ31-3ㆍ30 정책이 결실을 맺는 ‘투기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하지만 자화자찬만을 늘어놓는다고 해서 부동산시장의 안정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의 홍보책자는 지난 2003년 가격급등에 대해 중장기 정책을 구사했기 때문에 2005년 가격상승은 판교 특수를 노린 투기적 가수요, 저금리 기조 등이 원인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나 사실은 때를 놓친 공급대책과 입법 의지의 미비 등으로 부동산 폭등을 방기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은평 뉴타운 개발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뉴타운이 집값 상승의 촉매제가 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뉴타운이 집값 안정에 기여하려면 지역특성을 감안해 적정분양가부터 책정한 다음 보상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뉴타운 개발은 안하느니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