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100억弗시대 열려면

해외건설 수주가 활기를 띄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35억달러(66건)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억2,000만달러(38건)에 비해 57.4%나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금년도 해외건설 수주는 60억달러를 넘어서고 앞으로 2~3년 안에 100억달러 고지 회복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건설이 수출과 더불어 한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해외건설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다. 1970~80년대 우리가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해외건설로 벌어들인 달러가 원동력이 됐으며 수출로 일어선 것도 따지고 보면 해외건설로 쌓은 신뢰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 97년에는 140억달러까지 올라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98년에는 41억달러로 줄었다가 99년에 92달러로 잠시 회복된 듯 하더니 2000년 54억달러, 2001년 44억달러로 하향곡선을 그려 왔다. 대형 건설업체들이 자금사정으로 경쟁력을 상실한데 따른 것이다. 지금 지구촌의 건설시장은 연간 3~4조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각국이 담수ㆍ석유화학ㆍ발전소 등 플랜트와 공항ㆍ지하철ㆍ도로 등 대형 교통 인프라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해외건설이야 말로 가능성이 가장 좋은 업종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만도 1,000억달러 이상의 건설 프로젝트가 구체화되고 있다. 중국ㆍ베트남 등도 시장경제를 지향하면서 한국 건설업체들을 손짓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력을 그만큼 인정했다는 뜻이다. 해외건설을 적극 육성하고 지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건설업체들의 수주 활동을 뒷받침 하기 위해 건설외교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민ㆍ관 합동의 시장개척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중동에 집중돼 있는 건설시장을 다변화하자는 것이다. 중ㆍ남미나 아프리카 등은 아직은 어렵지만 장래성이 있는 지역들이다. 중동을 처음 개척할 당시의 '초심(初心)'이 요구되는 때이기도 하다. 국내업체들간의 과당 경쟁도 자제해야 한다. 과당경쟁은 업계 전체로도 손해지만 국가 이미지를 흐리게 한다. 이제는 "무조건 따내고 보자"는 식의 수주전략을 버릴 때도 됐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나설 경우 100억달러 고지 탈환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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