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사든 술을 사든 수를 써라" "우산 속 편히 지내… 야성 키워야"

■ 임종룡 회장 임직원에 거침없는 쓴소리
"우투증권 패키지 일괄매입"


임종룡(사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온 농협 임직원들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뿜어냈다.

임 회장은 30일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농협금융 직원들은 (경영 사정이 어려워) 하루라도 월급이 밀린 적이 없다. 그동안 (농협이라는) 큰 우산 아래서 굉장히 편하게 영업을 해왔다"며 임직원들이 '야성'을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가 (정부에서) 사무관을 하던 시절에는 농협이 '큰손'으로 시장이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요청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뒤처졌다"며 "이제 농협은행은 신한은행ㆍ국민은행과 경쟁해야 하는데 이런 데 익숙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을 다른 시중은행에 보내 리스크 관리 기법을 배워오도록 했다. 밥을 사든 술을 사든 어떻게든 수를 쓰도록 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대해서는 '증권 패키지'를 일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1+3(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ㆍ우리자산운용ㆍ우리금융저축은행)'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키지 매각은 '4(우리투자증권ㆍ아비바생명ㆍ자산운용ㆍ저축은행)+1(우리파이낸셜)+1(우리F&I)' 방식인데 임 회장은 이 중 우리투자증권과 묶인 4개 계열사를 모두 인수하겠다는 얘기다. 우리파이낸셜과 우리F&I는 개별 매각 대상이다.

인수 자금과 관련해선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레버리지(자금 차입력)로 따지면 살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며 "당국의 규제인 이중 레버리지 비율이 KB금융이 100, 농협금융이 105로 우리도 (KB와 비슷하게) 4조원 넘게 끌어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인수에 실패하면 이후 매물로 나올 대우증권 인수에 참여할지에 대해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중) 어디가 좋으냐의 문제가 아니라 증권사를 가져오느냐 못 가져오느냐의 문제"라며 "둘 다 충분한 가치가 있는 회사"라고 밝혀 대우증권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의 참여 자격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와 사업구조상 전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신경분리 과정에서 이차보전 방식으로 5조원의 정부 자금이 지원받았는데 이를 두고 자격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임 회장은 "5조원의 이차보전은 2017년으로 예정됐던 신경분리 작업을 2012년으로 앞당긴 데 대한 지원"이라며 "지원 자금 역시 경제사업 활성화에 쓰이는 돈이라 금융사업에는 한 푼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순이익이 46%가 감소했다"면서 "최대한 지난해 정도의 손익을 방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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