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건설업체들의 3ㆍ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이유로 해외건설공사의 수익성 악화 문제가 거론됐다. 최근 해외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특히 우리 업체 간 경쟁도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수익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과당경쟁의 근간에는 제한된 시장 안에서 다수의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만 하는 현실이 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는 우리 업체들의 높은 경쟁력으로 인해 우리끼리의 경쟁도 심한 편이다. 이는 미국의 건설전문지 ENR의 발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2011년 세계 225대 해외건설업체들의 매출액이 아시아(25%)와 유럽(22%), 중동(18%)과 북미(13%)ㆍ아프리카(13%)ㆍ중남미(9%) 등에 고루 분포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업체들은 중동(67%)과 아시아(18%)에서 전체 매출의 85%를 기록했다. 우리 업체들 간 경쟁이 무리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해외건설 수주를 안정적으로 확대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다변화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안목과 인내가 중요한데 다변화 과정에서 수반되는 매몰성 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고 단기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의 풍토 때문에 기업 단독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의 지원이야말로 큰 힘이 될 수 있다. 2003년부터 운영 중인 해외건설시장개척지원사업이 신시장에서의 수주활동에 수반되는 매몰성 비용을 보전해줌으로써 기업의 시장다변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도 무역개발청(TDA)을 통해 해외 타당성조사를 지원하거나 해외민간투자공사(OPIC)가 자금이나 보험을 제공하는 등 정부가 자국업체의 해외시장개척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해외건설산업의 중요성에 걸맞게 앞으로 시장다변화를 위한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사업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