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각)부터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을 앞두고 3일(한국시각) 양국 협상단이 협상장인 미국 몬태나의 빅스카이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가운데 미측이 “자국 보험사의 국내 직접영업 허용 수준을 한 단계 높이라”며 선제 공격에 나섰다. 아울러 한미 양측은 격렬한 충돌이 예상되는 이번 협상의 안전장치 마련 차원에서 한국에서 갖기로 한 6차 협상을 오는 2007년 1월15일부터 5일 동안 열기로 미리 합의했다.
한미 FTA 협상단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출국에 앞서 본지 기자와 만나 “미측이 ‘자국 보험회사 직원이 한국 내 법인을 거치지 않고 국내 대기업과 직거래(대면접촉) 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보험 감독 규정상 미국(외국 포함) 보험사의 본사는 한국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직접 영업(대면접촉)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보험시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당시 전면 개방돼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 법인이 국내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할 수는 있지만 외국 본사가 직접 대면 영업을 할 수는 없는데 미측은 자국 보험사에 대해 이를 허용해달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보험업계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미국 보험사 본사가 직거래에 나서면 국내시장을 미국계가 장악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어 국내 일부 전문가들도 허용 의견을 제시, 정부도 이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은 자국 본사 임직원의 대면접촉 금지가 시장개방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양국은 5차 협상에 들어가면서 한국 개최가 예정된 6차 협상 시기를 내년 1월15일부터 5일간으로 확정했다. 협상 일정을 일찌감치 정한 것은 5차협상의 파행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최소한 협상 재개의 여지는 남겨 놓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