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유럽의회 연설유럽을 순방 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1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유럽의회 연설을 통해 "유럽연합(EU)이 한국을 기반으로 중국 등 동아시아의 거대시장에서 동반자적 협력을 확대시켜나가자"고 제안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를 방문, 아시아국가 정상으로서는 첫 유럽의회 연설에서 "지식경제 시대에 적합한 인적자원과 기반을 보유한 한국과 EU가 교역과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세계가 지금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만큼 각국이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정보화 실크로드'를 구축하고 한국과 유럽을 육로로 직접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정보화 격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EU를 포함한 선진국들이 개도국의 정보화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며 "한국도 이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12일 오전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외교와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한 ㆍEU간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나가는 데 의견을 모으고 내년 9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제4차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한ㆍEU간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EU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요청하고 한국의 경제개혁 추진현황을 설명하는 한편 EU의 투자증대와 교역확대를 위한 집행위원회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을 끝으로 10박11일의 유럽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12일 오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스트라스부르(프랑스)=황인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