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과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현(53) CJ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지난달 21일 CJ그룹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36일 만이다.
이 회장은 25일 오전9시3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이날 이 회장에게 국내외에서 비자금을 운용해 510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CJ제일제당의 회삿돈 600억여원을 횡령한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일본 도쿄에서 건물 2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35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또 이 회장이 비자금으로 서미갤러리를 통해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세탁, 관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이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주회사와 계열사의 분식회계와 국내외 차명계좌 거래,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재산 국외도피 등의 의혹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