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해외판결] 안전벨트 채웠는데도 운전중 큰부상

"설계결함 인정… 자동차社서 손배" 평결

[화제의 해외판결] 안전벨트 채웠는데도 운전중 큰부상 "설계결함 인정… 자동차社서 손배" 평결 김정훈 변호사 (한국, 미국 뉴욕주) jhk@barunlaw.com 최근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은 한 운전자가 포드 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제조물책임소송과 관련해 지방법원 배심원들의 원고 승소평결을 유지하기로 했다. 1996년경 칼슨 가족은 포드 자동차의 미니밴 윈드스타(Windstar)를 타고 고속도로를 운행 중이었는데, 앞에 가던 트럭의 화물칸에서 갑자기 떨어진 철재 코일(Steel Coil)을 피하지 못하고 부딪히는 사고로 인해 가족들 모두 중상을 입게 되었다. 칼슨씨의 딸 조앤은 이 차량의 3열 중앙석에 앉아 있었는데, 이 사고로 인해 척추골절상을 입고 하반신 불구가 되었다. 다른 좌석에는 허리벨트 및 어깨 벨트가 장착돼 있었으나 조앤의 좌석에는 허리 벨트만 장착되어 있었다. 칼슨 가족은 트럭 운전자가 철재 코일을 트럭에 탑재시 안전장치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과실을 이유로 그 고용주인 트랜스컨티넨탈(TransContinental)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 회사는 어깨 벨트가 장착되어 있었다면 조앤이 심한 중상은 입지 않았을 것이라 주장하면서 포드 자동차를 소송에 끌어들였고, 결국 포드 자동차도 피고로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배심원들은 안전벨트 문제로 인해 더 큰 부상을 초래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포드 자동차는 조앤에게 재산적, 정신적, 징벌적 배상을 포함하여 합계 3,030만 달러, 즉 3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7월부터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안전벨트 결함을 이유로 자동차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급발진 사고와 관련한 소송이 여러 건 있었다. 주차관리원 P씨는 대우 아카디아 승용차를 이동시키다 급발진 사고가 피해를 봤다며 99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대법원은 “제조자가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채용하였더라면 급발진사고를 방지하거나 그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었음에도 대체설계를 채용하지 아니하여 제조물이 안전하지 않게 된 경우 그 제조물의 설계상의 결함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 사건은 엔진제어장치의 결함이 아니라 원고의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결국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법무법인 바른 (Kim, Chang & Lee) 소속 입력시간 : 2006/07/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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