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공감대 형성 우선·인수합병 호기 적극 활용·적극적 해외진출·투자 추진·구조개편으로 경쟁력 강화·차별적 시장공략 나서라·정도경영으로 거품 제거·임직원에 희망적 여건 조성불황은 분명 위기다. 그렇다고 극복할 수 없는 위기는 아니다.
위기는 「위험」과 동시에 「기회」라는 뜻도 담고 있다. 불황은 또 다른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불황이 심화될수록 이를 위기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다각적으로 모색되는 것도 이런 「희망」 때문일 것이다.
주요그룹들의 불황극복 대책과 올해 경영계획을 중심으로 분석,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본다.
◇의식의 공감=경영혁신을 위해서는 의식의 개혁과 공감대 형성이 기본전제다. 호황때는 이런 인식이 약하다. 「잘되는데 뭐가 문제인가」란 생각이 강하기 때문. 그러나 경기가 침체되고 판매가 부진하며 재고가 쌓이는 모습을 보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불황극복을 위한 여러가지 대책에 대해 임직원들은 이해와 공감을 갖게 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전에없던 일체감을 형성,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던 거품빼기의 경비절감운동이 효과를 거두는 것이나 주요기업들이 경쟁적으로 21세기 비전을 내놓는 것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인수합병=「빈익빈 부익부.」 어려운 회사는 도산의 비운에 빠질 확률이 높지만 경쟁력을 갖춘 회사는 더욱 고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호기로 삼을 수 있는게 불황기다. 최근 전체적으로는 15년만에 처음으로 맞는 불황이라 하지만 인수 및 합병이 과거 어느때보다 활발한 것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는 불황일수록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고 이는 전략사업의 강화나 취약사업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불황이라고 모두 불황은 아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사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세계화=올해 국내 재벌그룹들이 내놓은 경영계획에서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세계화다. 적극적인 해외진출과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이 전략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불황은 선진국이나 후발개도국들은 겪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생존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시장과 달리 해외에 생산기지를 갖추는 것은 불황돌파의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를 비롯, 삼성·현대·LG·롯데·금호 등 많은 그룹들이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가야 할 때다.
◇구조개편=불황은 사업구조조정의 호기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총수의 권한이 절대적이라 해도 국내 재벌그룹에서 잘 안되는 작업이 구조조정이다. 즉 계열사간 유사 중복업무의 통폐합이나 사업재배치를 비롯한 업체내의 구조조정도 난항을 겪기가 일쑤다. 모든 것이 실적으로 판가름나는 상황에서 이같은 현상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불황은 이런 문제를 좀 더 손쉽게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호황때는 나타나지 않던 구조적 문제점이 극명하게 노출되고 객관적으로 성장가능성이 검증될 수 있기 때문. 또 불황때 구조조정은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검증되고 있다. 거의 모든 기업들은 올해 경영계획에서 사업구조조정을 통한 전략사업의 경쟁력강화를 핵심전략으로 마련하고 있다.
◇차별화=호황때는 잘되는 분야에서 남이 가는 길만 따라가면 된다. 선발기업이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고 후발업체는 그 효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불황때는 자신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독자적이고 차별적인 지위를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남이 안가는 길을 발굴하고 그것을 최대한 강화하는게 좋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것은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또 불황속에서도 「잘 나가는」기업들은 차별적인 개발, 마케팅 전략을 공통점으로 갖고 있다.
◇기본정신=불황일수록 정도경영이 위력을 발휘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불황일수록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 실제로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버블제거를 불황기 대응책의 중요한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목표를 정해놓고 편법이나 묘수보다는 꿋꿋하게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꿈과 희망=어렵다고 움츠려들면 위기는 더 깊어질 수 있다. 감량경영, 감원등에 대해 느끼는 임직원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경영에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꿈은 역사를 이룬다는 말은 불황일수록 임직원들에게 심어주어야 할 가치로 지적되고 있다.<박원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