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칠레가 농산물 추가 개방을 요구하며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청한 데 대해 "도하개발 어젠다(DDA) 협상 종료 이후에나 (칠레와의)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재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19일 우리나라의 첫 FTA 체결국인 칠레가 재협상을 요구해왔다는 서울경제신문의 보도 이후 한ㆍ칠레 FTA 농산물 개정 협상이 이번주에 논의될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지자 "이번 회의는 칠레 측 추가 개방 요구사항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들어보는 자리일 뿐"이라며 "양측 간 협상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한ㆍ칠레 양국은 화상을 통해 오는 21일과 23일 FTA 이행점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칠레가 요구하는 농산물 추가 개방 협상은 협정문에 명기된 대로 'DDA 협상 종료 이후 하게 돼' 있는데 이를 바꿀 어떤 계획도 없다"면서 "다만 FTA 파트너인 상대국을 존중해 요구사항을 충분히 경청하기는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02년 10월 양측은 FTA 협상을 타결하면서 우리 측 민감품목인 고추ㆍ마늘ㆍ양파ㆍ낙농제품 등 391개 농산물 개방을 DDA 협상 종료 이후로 미뤘지만 DDA 협상이 장기화하자 칠레는 당장 추가 개방이 필요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도 "DDA 협상 종료 이후로 개방이 밀어진 391개 대부분이 우리 측에 중요한 민감품목"이라며 "이번 이행위원회 회의에서 칠레와 추가 개방을 논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