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LCD 부품조달 비상

TV용 수요 급증·8세대 라인 가동으로 유리기판등 공급 달려
그룹차원 부품 계열사 강화에 적극 나서


글로벌 불황 속에 LCD TV가 뜻밖의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삼성과 LG 등 국내 패널 업계의 부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양사의 8세대 신규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이 본격 가동될 예정인 것과 맞물려 LCD 패널에 들어가는 유리기판 등 부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가동을 시작한 P8라인에 들어갈 유리기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리기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합작 설립한 부품사 파주전기초자(PEG)가 8세대 크기의 유리기판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8세대 기판은 가로ㆍ세로 크기가 2~2.5m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강도가 강하면서 두께가 얇아야 하고, 또 표면을 처리하는 초정밀 기술이 필요해 갑자기 물량을 늘리기가 만만찮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최근 늘어나는 TV용 LCD 수요에 맞춰 라인 가동률을 90~100%로 끌어올린 상태다. 더구나 LCD 패널 하나에는 유리가 두 장씩 들어가 LCD 판매가 늘어날수록 유리기판 물량은 두 배로 달리게 된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삼성코닝정밀유리를 포함한 국내외 비관계사를 통한 부품조달량을 한시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TV에 필요한 LED 부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이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별도의 합작법인인 삼성LED까지 설립했지만 LED를 활용한 LCD TV가 출시 2주 만에 국내에서만 하루에 500대 이상이 판매되는 등 부품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생산량 확대 방안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특히 TV용 LED 부품은 사실상 삼성밖에 생산하지 못해 대안도 없다. 삼성LED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기존 LED 라인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3라인까지 동원해도 TV용 LED 공급 물량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며 “생산량 확대를 위한 추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는 부품 경쟁력이 LCD 업계의 중장기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그룹 차원에서 부품 계열사 강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특히 LG그룹의 경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부품 산업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LG화학을 통해 유리기판 분야 기술 확보에 나섰다. LG화학은 최근 독일 쇼트사와 손잡고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PEG가 기판 절삭 등 2차 가공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감안한 중장기 대책인 셈이다. 또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의 합병을 서둘러 매출 3조원짜리 대형 부품사로 거듭나게 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 또한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합작해 만든 삼성LED의 공식 설립을 예정보다 다소 앞당긴 지난 4월1일 실시했으며 이달 중 김재욱 사장 취임 등 공식 출범식까지 마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과 LED 분야 기술 협력을 강화해 삼성LED를 대표적인 전자계열사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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