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MF 의결권 지분 2배 확대

8년만에 0.764%서 1.346%로 늘어 "국제위상 한층 강화"
의결권 순위 9단계 올라 19위·차입가능 금액도 135억弗로


우리나라의 국제통화기금(IMF) 의결권 지분(쿼터)이 현재보다 2배 가량 확대된다. 재정경제부는 18일 싱가포르 선텍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MF 총회에서 한국의 쿼터를 현행 0.764%에서 1.346%로 늘리는 것을 비롯해 멕시코ㆍ중국ㆍ터키 등 4개국의 지분 확대 결의안을 90.6%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쿼터 증액은 지난 98년 0.55%에서 0.76%로 확대된 이후 8년만에 이뤄진 것으로 IMF 내에서 우리의 위상이 한층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그동안 IMF에서 경제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갖추고 있으나 IMF 가입(1995년) 후 50년이 흐른 지난 2004년에야 최초로 2년 임기의 이사직을 수임했을 정도다. 권태균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쿼터 증액으로 지분 순위가 28위에서 19위로 9단계나 올라간다”며 “IMF 쿼터는 내부 의사결정 과정의 발언권, 차입금 규모와 직결돼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이번 쿼터 증액에 힘입어 IMF에 통보하지 않고도 우리가 빌려 쓸 수 있는 자금이 72억 달러에서 135억 달러로 늘어난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 한국은 쿼터 부족으로 신용등급 하락, 추가 수수료 부담, 자금지원 시기 지연 등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재경부는 이번 4대국 쿼터 증액을 한국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유무형의 외교적 성과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IMF 개혁을 우리가 주도한 데다 중국ㆍ멕시코ㆍ터키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쿼터증액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성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은 “IMF는 2년 뒤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이 개혁안에서 의결권 산출 공식이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력 비중을 더 많이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뀌면 우리나라의 지분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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