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지와 지원만 있으면 수년 안에 한국형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나로과학위성이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한 31일 박태학 한국형발사체사업단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박 단장은 이날 전남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오는 2021년으로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 발사를 3년 정도 앞당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단장은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한국형 발사체를 몇 년을 앞당길 수 있을지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뒤 "하지만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추진 동력이 생겼고 공감대도 형성됐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을 계획하기 전에 많은 전문가들이 검토를 해서 이 정도면 최소한 독자적으로도 (발사체 개발을) 할 수 있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시작했고 정부의 추진 의지와 지원만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7톤급과 75톤급 엔진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7톤급 엔진은 일부 시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연말이면 부품 단위로 시험을 할 수 있다. 75톤급 엔진도 시제품이 나와 있다. 엔진을 실험할 수 있는 시험 시설이 구축되면 2015년부터는 엔진 연소 시험에 돌입한다.
설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엔진개발실장은 "연구진이 엔진기술을 독자적으로 꾸준히 개발해왔고 스스로 개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30톤급 엔진의 핵심 부품을 러시아에서 시험한 결과 성공했고 30톤급 엔진을 확장하면 75톤급 엔진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발사체와 달 탐사 추진을 하는 데 또 다른 걸림돌은 예산과 인력 문제다.
박 단장은 "항우연 발사체 개발 관련 인력이 200명 수준인데 외국의 경우는 보통 뒤에 '0' 하나가 더 붙는다"며 "일정을 당기려면 현재 인력으로는 소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소한 300명 이상으로 늘려야 사업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박 단장의 생각이다.
그는 추가 예산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나사(NASAㆍ미항공우주국)가 계획한 프로젝트의 80% 이상이 일정과 예산을 계획보다 많이 들었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다"며 "가능하면 일정과 예산에 맞추도록 노력하겠지만 예기치 않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고려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