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주파수 안맞아 비서실장과 다퉈”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요즘 문화의 충돌을 많이 느낀다”라며 최근 심경을 털어놓았다.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5ㆍ18 시위와 관련, 경찰에 책임을 물은 데 대해 “문희상 비서실장과도 어제 주파수가 맞지 않아 다투고 논쟁을 했다”라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길을 막으면 돌아가고 예측키 어려운 것이었다면 미리 막지 못한 사람은 엄벌하지 말아야 한다”며 “정치한다는 것 자체가 죄인이라서 그런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문 실장은) 대통령의 권위가 손상돼 경찰을 문책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경호 없이 극장에 갔다 오다 총에 맞아 사망한 올로프 팔메 전 스웨덴 총리 얘기를 꺼낸 뒤 “당시 계엄령도 없이 평온하게 장례를 치렀다”면서 “나도 경호 때문에 국민과 지도자가 멀리 떨어지지 않아도 되는 사회, 지도자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시스템만 있으며 돌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소망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외에서 보실 때에는 한국이 개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도 이런 민주주의를 해보는 게 소원”이라며 “비서실장과 입씨름 할 일이 많아도 내가 이기겠다”라고 덧붙였다. <고주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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