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근로자의 집'] 시골 야산에 노숙자 농장

노숙자와 실직자들이 「재기의 꿈」을 키우는 농장과 전문매장이 조성된다.대구시 달서구 두류2동 노숙자의 쉼터인 「근로자의 집」은 경산시 남산면 송내리 2,200평외 야산에 노숙자와 실직자를 위한 농장을 조성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근로자의 집(대표 조현자·42·여)이 계획하고 있는 이 농장은 정산의 명물인 복숭아 등 유실수단지를 조성하고 근로자의 집 식구들이 먹을 야채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단지도 만들 계획이다. 56명의 실직자와 노숙자가 생활하는 근로자의 집이 이같은 농장을 조성하게 된 것은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독지가의 도움 덕분이다. 경산에 있는 종합병원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40대후반의 이 독지가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이 야산을 노숙자와 실직자를 위해 농장을 조성해 달라고 기증했다. 근로자의 집(053~629~4080)의 새 사업은 노숙자와 실직자를 위한 유통매장과 이들이 숙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것. 이 계획은 3층짜리 건물에 1층에는 슈퍼마켓인 「러빙마트」를 조성하고 2~3층에는 실직으로 이혼한 가정의 집인 「사랑의 울타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한 건물당 15세대는 비교적 안정된 생활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근로자의 집은 내다보고 있다. 러빙마트와 사랑의 울타리는 오는 8월까지 대구에서 3곳 이상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위해 부동산전문회사에 건물매입을 의뢰해 둔 상태다. 이 사업에 필요한 경비는 근로자의 집 대표인 조현자(曺鉉子)씨가 자신의 사재 및 각종 수익사업을 통해 조성할 계획이다. 曺대표는 「단순히 노숙자 쉼터에서 생활하다 사회로 나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재기에 필요한 최소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근로자의 집측은 식구들에게 최소한 필요 경비는 2,000만원이 돼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때문에 근로자의 집에서 생활하는 식구 56명 가운데 병을 앓고 있는 1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공공근로사업이나 공장에 취직해 일하고 있다. 또 고아 출신인 윤모(33)씨 같은 경우는 독립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다. 尹씨는 공공근로사업과 건설현장에서 부지런히 일한 덕분에 2,000만원 정도의 돈을 마련했고 칠곡에 임대아파트 계획까지 마쳤다. 조대표는 윤씨에게 안정된 직장과 결혼을 시킨뒤 독립시킬 계획이다. 대구의 무료급식소을 운영하고 있는 「사랑의 손잡기실천본부」본부장을 겸하고 있는 조대표는 유통업체 운영 등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대부분을 봉사활동에 사용하면서도 가정을 가질 경우 개인적 욕심에 봉사를 하지 못할까봐 결혼도 포기한 억척 여성이다.【대구=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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