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더 뉴 A 클래스'

날렵한 외관에 야무진 주행성능 매력
뻑뻑한 핸들·낮은 천장은 흠


메르세데스 벤츠의 새 프리미엄 콤팩트카 '더 뉴 A 클래스'가 최근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인지 1년 5개월 만이다.

사실 벤츠는 그 동안 국내에서 '나이 지긋한 중년 사장님들이 타는 차'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출시된 A 클래스는 벤츠의 약점으로 꾸준히 지적 받아 온 소형차 시장에 벤츠가 던지는 출사표나 마찬가지다. BMW 1시리즈와 아우디 A3, 폴크스바겐 골프 등 이미 국내의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하며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수입 경쟁차들과 한판 싸움을 벌이게 된 것이다.

'더 뉴 A 클래스'를 강원도 인제 서킷과 서울 도심, 고속도로 등지에서 즐겨 봤다. 기자는 A 200 CDI, A 200 CDI 스타일, A 200 CDI 나이트 등의 3가지 버전 중 '스타일' 모델을 시승했다.

차체 앞부분은 허공을 가르는 화살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날렵함을 뽐냈으며 반대로 후면은 옆으로 떡 벌어진 가로 너비로 남성성을 강조해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실내도 화려했다. 항공기 날개 모양을 형상화한 송풍구와 계기판이 우선 눈길을 사로잡는다. 운전석과 보조석은 코너링 때 자세를 바로잡아 주는 세미 스포츠 시트를 장착했다. 시승은 서울 남대문로 서울스퀘어를 출발해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를 거쳐 강원 인제 스피디움까지 175㎞를 주행했다.

성능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신형 1.8ℓ 직분사 터보 차저 4기통 디젤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m의 성능을 발휘하며 시속 100㎞ 도달까지 10초가 채 안 걸렸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 시속 160km까지도 무리 없이 올라갔다.

특히 스포츠 시트는 커브나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히 잡아줘 안정감을 줬다. 다만 디젤 엔진이라 얼마 간의 소음과 진동이 어쩔 수 없이 느껴졌으며, 핸들의 경우 벤츠의 다른 모델과 달리 묵직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뻑뻑하고 무거운 느낌도 강했다.

편의사양을 보면 최고급 모델인 나이트 모델을 제외하고는 내비게이션이 없다. A 클래스의 공략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층들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점점 더 많이 이용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내장형 내비게이션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선택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소형차임을 감안해도 키가 175cm만 넘어도 머리가 닿을 정도로 천장이 낮다는 점도 소비자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A 200 CDI 3,490만원, A 200 CDI 스타일 3,860만원, A 200 CDI 나이트 4,350만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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