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부의 심장' 보여준 시진핑

中 최고지도부 거주지·집무실
회담서 중난하이 이례적 공개
만찬후 산책하며 친분 과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은 중국 권부의 심장인 중난하이에서 시작됐다. 중난하이는 중국 전현직 최고지도부의 집단거주지 겸 집무공간이다. 중국이 외국 정상에게 중난하이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시 주석이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명나라 때 만들어져 청나라 강희제 때 지금의 모습을 갖춘 '잉타이교'에서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을 맞았다. 시 주석은 청나라 말기 변법자강운동에 실패한 광서제가 감금됐던 잉타이의 역사를 설명하며 "중국 근대사를 알아야 중국인의 현재 이상과 발전의 길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만찬을 마친 후 쌀쌀한 날씨임에도 통역만 동행한 채 중난하이를 거닐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신화통신은 두 정상의 달밤 산책 분위기를 '호수의 물결이 출렁거리고 버드나무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렸다"고 묘사했다.

만찬을 겸한 회담에서 두 정상은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억제하거나 봉쇄할 의도가 없다"며 "미국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이 중미 간 신형 대국관계 건설 추진에 중요한 계기"라며 "중국과 미국은 국가상황과 역사, 문화, 발전의 길, 발전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존중함으로써 '취동화이(聚同化異·같은 것은 취하고 다른 것은 화해한다)'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 좋게 지내되 무턱대고 좇지는 않음)'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 휴양지인 랜초미라지에서 보여줬던 노타이 차림의 친근하고 긴밀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신경보는 미중 정상회담 후보지로 청나라의 여름휴양지인 청더 피서산장 등이 거론되다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중난하이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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