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초 친구로부터 새끼 고양이를 입양한 직장인 최현주(27)씨는 '애완동물 쇼루밍(showrooming)족'이다.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고양이 사료와 모래를 구경한 뒤 정작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대형마트에 들르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매월 회비를 내면 정기적으로 애완동물 용품을 보내주는 쇼핑몰 덕분이다. 최씨는 "가격이 저렴하고 필요한 신상품 위주로 보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말했다.
애완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애완동물 용품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국내 애완동물 전문 서브스크립션커머스는 최근 펫츠비, 펫박스, 애니멀박스 등 30여개 업체를 넘어섰다. 소셜커머스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방식인 서브스크립션커머스는 정기구독(subscription)처럼 회비를 내면 상품을 업체가 선별해서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사료와 간식, 영양제 등을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어 쇼핑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 시스템이 인기를 끌자 소셜커머스도 맞불을 놓았다. 티몬이 지난해 말 자체브랜드(PB)로 출시한 '복희네 배변패드'는 입소문을 타면서 이달까지 2,000개나 팔렸다. 티몬은 PB상품을 사료와 간식으로 확대하는 한편 200여종인 용품을 연내 50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형마트는 차별화와 고급화를 승부수로 삼았다. 이마트는 2010년말 이마트트레이더스 구성점에 오픈했던 애완동물 전용매장 '몰리스펫샵'을 21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고양이 인구 증가에 맞춰 애묘용품을 늘리고 애완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애견카페도 선보일 예정이다.
2013년 1월 동수원점에 '아이러브펫'을 열고 뒤늦게 뛰어든 홈플러스는 '애완동물 토털 매장'을 내걸었다. 동물병원을 비롯해 미용, 호텔, 놀이터 등을 선보였고 애완동물 명품관까지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20곳인 '펫가든'을 연내 26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병원과 미용실 등은 물론 고객이 쇼핑할 동안 애완동물을 맡아 주는 '애완동물 돌보미' 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애완동물 시장 규모가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주력 상품도 간식, 사료 등 소비재 위주에서 병원, 호텔, 미용 등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완동물 인구가 급증하면서 애완동물 전용 시식 코너와 보험 서비스도 등장할 전망"이라며 "반려동물과 함께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지가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