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호 메카 중동 잡자"

두바이서 스마트·UHD TV 공개
아랍어 음성인식 300여개로 확대
현지화로 프리미엄 이미지 굳히기

두바이의 통치자이자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다섯째 아들인 셰이크 마지드(왼쪽 첫 번째)가 18일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삼성중동포럼에 참석해 삼성전자의 스마트TV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상기자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 컨벤션센터. 배경태 삼성전자 중동총괄 부사장이 호텔 연회장을 가뜩 메운 1,000여명의 취재진과 거래선들에게 삼성전자의 2013년형 스마트 TV와 울트라HD TV 'S9'을 소개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현장에서 직접 TV를 본 취재진 사이에서 "화면이 이렇게도 선명할 수 있느냐"는 수군거림도 들렸다.

특히 이날 포럼에는 두바이의 통치자이자 UAE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다섯째 아들인 셰이크 마지드 빈 모하메드 알 막툼이 참석해 삼성전자 TV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두바이의 문화예술부 장관직을 맡은 그는 수행원들과 함께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며 전시된 삼성전자 제품의 기능을 직접 시연하는 등 특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최고급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앞세워 '세계 부호들의 메카'로 불리는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동 5개 지역 아랍어 300여개를 음성 인식할 수 있는 스마트TV 등 중동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이 올해 중동포럼에서 선보인 스마트TV의 가장 큰 특징은 아랍어의 음성 인식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식 아랍어만 인식할 수 있었던 음성 인식의 영역을 UAE와 쿠웨이트ㆍ카타르ㆍ오만 등을 추가한 총 5개 중동 지역의 아랍어로 확대해 약 300여개의 아랍어를 인식할 수 있게 했다.

또 TV 전면의 금속 베젤 부분에 있던 음성 인식용 마이크를 제품 뒷면으로 옮겨 디자인의 완성도는 높이고 음성 인식률은 향상시킨 점도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동작 인식 기능 역시 기존 TV와 달리 양손을 이용해 화면을 확대ㆍ축소하고 화면 속 사진도 회전시킬 수 있도록 기술 진화를 이뤄내며 현지 언론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대형 화면이 테두리 안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타임리스 갤러리(Timeless Gallery)' 디자인을 적용한 85인치 S9 울트라HD TV도 이날 극찬을 받았다.

또 2012년형 스마트TV(7ㆍ8ㆍ9시리즈)에 '에볼루션 키트'를 장착한 시연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포럼에는 중동의 유료 케이블TV 사업자 OSN의 데이비드 버토랙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해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두 회사는 OSN의 고화질(HD) 콘텐츠를 삼성전자의 스마트TV와 휴대폰 '갤럭시', 스마트카메라 등에 연동해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출시했다. 삼성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중동에서 판매 중인 스마트TV의 콘텐츠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배 부사장은 "중동의 전자제품 시장은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갈 만큼 잠재력이 무한한 곳"이라며 "2013년형 스마트TV를 앞세워 새로운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동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3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특히 스마트TV와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4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냉장고 역시 지난해 19.2%의 점유율로 글로벌 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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