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희망을 말하다] 김재학 하이젠모터 사장

"차세대 친환경 모터시장 주도할것"
전기자동차용 모터 伊 수출… 글로벌 시장 진입 성과
"모터 기술·가격 경쟁력 바탕 2012년 매출 1400억 달성"


"전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용 모터분야는 이제 시작단계에 있습니다. 한국이 한발 앞선 기술적 파워를 갖춘 만큼 차세대 친환경 모터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재학(61ㆍ사진) 하이젠모터 사장은 공들여 개발해온 전기자동차용 모터 110대를 최근 이탈리아에 간접 수출하며 신사업 성공 가능성을 한층 구체화했다. 비록 작은 물량이지만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진입을 알리는 의미있는 수출이었다. 하이젠모터는 이에 앞서 국내 한 자동차 업체가 공개한 전기자동차 시제품 모델에 모터를 공급하는 등 이 분야에서 한발 앞선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전기자동차의 등장을 신시장 창출이라는 차원을 넘어 산업계 패러다임의 변화로 파악하고 있다. 엔진 등 수많은 부품이 사라지는 등 관련 부품업계의 판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자동차 분야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모터가 핵심부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사장은 "어찌보면 예전 자동차가 등장해 마차시대를 끝낸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며 "그간 쌓아온 경쟁력을 활용하면 변화의 선두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이토록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이유는 하이젠모터가 전기차용 모터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이젠모터는 주로 2,000㎾ 이하의 중소형 산업용 모터 부분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동력전달용 모터는 물론 제어용 모터(서보모터), 모터제어기술을 장착한 서보드라이브까지 한꺼번에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즉 100KW급 규모이면서 제어기술이 필요한 전기자동차용 모터를 만들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은 이미 대형화된 모터를 생산해 가격경쟁력을 갖기 힘들고 중국 등 개발도상국은 안전성을 100%확보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기술과 납기,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내 모터업체에 적합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하이젠모터는 이미 소형전기차부터 전기버스와 트럭 등 총 5종의 전기자동차 모터개발을 완료해 국내ㆍ외 관련 업체로부터 상담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젠모터가 이처럼 새로운 분야를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최근 1년간에 맞았던 두차례의 외부 위기가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된 원자재 대란과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효성의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산업계에서 갖은 풍랑을 겪어온 김 사장에게도 쉽기 않은 위기였다. 김 사장은 "위기 이전에는 주문량이 많아 늘상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생산관리 등 내부문제점을 알면서도 개선하지 못했다"며 "내부의 불합리한 생산관리체계를 다듬고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실제 김사장은 지난 1년동안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직원을 10%이상 신규채용하고 다양한 신기술 개발에 나섰다. 전기자동차용 모터도 이때 개발하기 시작한 분야다. 김 사장은 최근 1년 동안 준비했던 기술로 신규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작기계에서 동력으로 사용하는 유압솔루션를 모터로 대체해 에너지 및 작업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펌프와 모터를 일체형으로 만든 제품도 만들었다. 아울러 최근에는 엘리베이터 업체인 오티스로부터 권상기 사업을 이관 받아 초고층 엘리베이터용 권상기 사업에도 진출한 상태다. 김사장은 아직 은퇴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신사업을 바탕으로 오는 2012년에는 매출 1,400억원을 달성하고 같은 해 6월에는 회사를 상장하는 등 할 일이 많다는 설명이다. "모터란 산업에서 쓰이지 않는 곳이 없는 만큼 조금만 응용하면 전기차 등 신규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아직 제 눈에는 모터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보입니다. 차근차근 세계적인 모터전문회사로 만드는 게 꿈입니다."
국내 산업용모터 3대 브랜드… 400~2,00㎾ 등급 25% 점유
■ 하이젠모터는… 하이젠모터는 현대중공업 및 효성과 함께 국내 산업용모터 분야의 3대 브랜드로 꼽히는 모터 전문 기업이다. 지난 1963년에 LG전자의 모태인 금성사의 한 사업부로 출발한 이후 1999년 LG오티스의 엘리베이터 모터사업부로 변경됐다가 김재학 사장이 지난 2008년 모터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하이젠모터가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다. 현재 국내 400~2,000㎾ 등급의 모터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약 100여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이젠모터는 특히 야스카와나 미츠비시 등 일본 업체에 의존하던 서보모터와 서보드라이브를 국산화하는 등 모터제어 분야에서 남다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66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도 엇비슷한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내수판매 비중은 90%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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