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외건설 호황 産官 공조로 이어가야

8월 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이 210억달러를 기록해 건설수출 200억달러 시대를 활짝 열었다. 지난 1965년 해외건설 수주를 시작한 후 2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말까지는 24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시장도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변화돼 해외의 큰 건설현장마다 ‘한국’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수출 내용도 플랜트 건설이 중심을 이루는 등 알차기만 하다. 건설수출은 이제 1980년대 초와 1990년대 말에 이어 ‘제3의 전성기’를 맞았다. 수주액이 2005년 108억달러에서 2년 만에 배 이상 급증하는 등 수주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이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쏟아내고 있는데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 업체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역군의 발길은 수주 열기를 타고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 오지까지 파고들고 있다. 무엇보다 수주의 질이 선진국 건설회사에 비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는 게 자랑이다. 신도시 등의 기획건설은 물론 GS건설이 18억달러에 수주한 이집트 정유공장처럼 건설 타당성 조사, 설비제작, 토목공사, 시운전, 공장가동까지 일괄수주 방식이 많다. 올해도 수주 내용을 보면 한때 우리의 주력 분야였던 토목은 10%에 불과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설비가 153억달러로 71%를 차지해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앞으로도 이 같은 호황을 이어가려면 정부와 업체의 유기적인 협조와 노력이 요구된다. 국내 업체가 그동안 해외에서 신뢰를 쌓은데다 기술개발로 경쟁력도 크게 향상돼 수주기회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전문인력 부족과 국내 업체 간의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수주 및 자금부족 이다. 특히 새로 진출하는 중소업체는 시장개척자금 및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두 정부가 나서 해결하거나 지원 및 조정해야 할 문제다. 초고층 빌딩 건설 등의 각종 원천기술 개발과 시장 다변화에 더욱 주력하는 등 오일달러의 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5~10년 후를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