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회복이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중국ㆍ일본과의 경쟁력마저 약화되면서 올 하반기 산업계 기상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특히 건설ㆍ조선ㆍ철강ㆍ유화업종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해뜰날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0개 업종별단체와 공동으로 ‘2013년 하반기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반도체 경기회복과 스마트기기 출시효과가 기대되는 정보통신, 대 중국 수출 확대가 예상되는 기계업종은 ‘맑음’으로 예상됐다. 미국시장 회복세를 전망한 자동차,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기대한 섬유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전망됐다.
반면 정유ㆍ석유화학ㆍ철강ㆍ조선ㆍ건설 등 5개 업종은 볕이 들지 않는 ‘흐림’으로 나타났다. 정유와 석유화학업종은 셰일가스 개발의 역풍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꼽았고, 철강은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공세로 어려움이 예상됐다. 건설과 조선업종은 상반기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하반기에도 불황탈출은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정보통신업종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가장 쾌청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는 삼성 갤럭시노트3와 LG 옵티머스G2 출시로 휴대폰의 수출증가가 기대된다. 특히 미국경제 회복으로 정보기술(IT) 제품과 모바일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계업종도 하반기부터 대 중국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맑음’으로 전망됐다. 미국시장 수출회복과 함께 내년 소치동계올림픽을 치르는 러시아의 건설기계 수요가 수출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종은 상반기 주간 연속2교대 시행에 따른 생산차질로 ‘구름’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와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로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다만 통상임금, 주말특근, 사내하청 등을 둘러싼 노사갈등요인은 하반기 생산차질의 암초가 될 전망이다. 섬유ㆍ의류업종도 감산업체들의 설비 정상가동과 FTA효과 가시화로 호조세 진입이 예상된다.
셰일가스 개발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정유업종은 ‘흐림’으로 조사됐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의 정제시설이 확충됨에 따라 수출감소도 예상된다. 석유화학업종도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불이익과 중국의 설비 신ㆍ증설로 수출위축이 예상됐다.
철강업종도 공급과잉 속에 중국과 일본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상반기 최악의 국면을 벗어난 건설업종 역시 가계부채 문제와 취득세 감면시한 종료 등의 영향으로 경기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는 정부에 바라는 정책건의사항으로 ▦세계환경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지원(섬유) ▦셰일가스 등 신에너지 채굴분야 플랜트산업 연구개발(R&D) 지원(기계) ▦한계주유소 폐업지원 마련(정유) ▦신속하고 투명한 구조조정(건설ㆍ조선)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집계한 뒤 국내외 긍정적ㆍ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나쁨, ‘비’는 매우 나쁨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