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경남지사, 후배들에 길 터주기? 중앙정치 진출 행보?

"6·2 지방선거 불출마"

후배들의 길을 터주기 위한 아름다운 퇴진인가, 중앙정치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한 정치행보인가. 김태호 경남지사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25일 전격 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을 놓고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다"며 "수많은 시간을 생각하고 밤을 지새우면서 내린 고민의 결과다. 순수하게 봐달라"고 말했다. 특히 입각 가능성에 대해 "장관직 제의를 받은 적도 없고 지금은 한치의 오차 없이 임기를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주문대로 '순수하게' 해석하면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되는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그러나 지역정가의 해석은 조금 다르다. 김 지사가 대권도전을 위해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하는 신호탄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김 지사는 "공부도 더해야 하고 차기 대권은 생각해본 적 없다"고 자신의 불출마를 대선과 직접 연결시키는 것에 선을 긋기는 했으나 "꿈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올바른 믿음과 신망을 받을 때 꿈도 이뤄진다"고 말해 대권에 대한 꿈을 갖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권 도전의 야망을 직ㆍ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을 감안하면 "지방 정치인의 한계를 넘어 중앙정치 무대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 한다"는 지방 정가의 해석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경남도지사 당선 가능성이 가능 높은 것으로 나오는 등 '3선'이 확실시 됐던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에 지역에서는 "뭔가 확실한 보장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본인은 일단 부인했지만 일부에서 입각설이 흘러나온 점으로 미뤄 어느 정도 교감은 있었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또 한나라당이 최고위원직을 제의했으나, 김 지사가 거절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갖가지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김 지사는 "5개월 남은 임기를 마친 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조언을 들어 (향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구체적인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김 지사의 향후 행보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나야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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