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강력히 추천하면서 이 회장의 수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서 차지하는 ‘삼성’의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이 회장이 최고의 차기 전경련 회장 카드인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삼성그룹을 둘러싼 상황이 워낙 미묘하기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재계의 수장’으로 추대될 경우 재계의 입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정부와 직접 맞닥뜨려야 하는 부담을 피할 수 없다.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등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최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내용 중 상당부분이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을 직간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은 이에 앞서 청와대 모 비서관의 정부 행사비 분담 요청 사건에다 일부 경영진들의 외부강연 내용이 정부를 겨냥한 것처럼 외부에 잘못 전달되는 일까지 불거지면서 정부와의 관계가 불편해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삼성의 내부 분위기는 ‘이 회장이 차기 전경련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이 회장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사실상 재계를 대표하는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을 경우 전경련의 위상을 다시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삼성이 여러 현안이 걸려 있어) 이 회장이 직접 나서기에는 삼성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