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드수수료 법정공방 가열

소매업계, 비자·마스터카드 상대 손배 소송과도한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미국 신용카드업계와 소매업계간 맞대결이 본격적인 법정 싸움으로 비화됐다. 미 연방대법원은 10일 월마트가 이끄는 소매업계에 대해 집단소송의 원고 자격을 인정한 뉴욕고등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인 반면 이 판결을 파기해 달라는 비자와 마스터 카드의 상고를 기각했다. 연방대법원의 이날 판결로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신용카드업계와 소매업계간의 집단소송은 본안심리에 들어가게 됐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손해배상을 통한 화해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소송이 확대, 법원이 업계의 요구안을 전폭 수용할 경우 신용카드회사들의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소매업계 집단소송 자격 인정 받아 월마트, 시어스, 로벅, 세이프웨이를 비롯한 400만 소매업체는 신용카드회사가 직불카드(Debit Card)에 대해 자사 로고를 붙이도록 강요한 뒤 신용카드처럼 과도한 수수료를 물림으로써 연간 수 십억 달러의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96년 소송을 제기, 2000년 뉴욕고등법원으로부터 집단소송 원고 자격을 받아냈다. 그러나 신용카드업계는 원고가 너무 많아 정상적인 법정 소송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소매업계의 손해배상 청구액이 1,000억 달러에 달해 소송도 하기 전에 타협을 강요 받고 있다며 소송의 성립 자체를 반대하는 소송으로 맞서 왔다. 이처럼 양측이 집단소송 인정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여온 가운데 연방대법원이 뉴욕고등법원의 판결을 지지함으로써 무게 중심은 급속히 소매업계 쪽으로 쏠리게 됐다. ▶ 손해배상을 통한 화해 가능성 현재 소매업계는 손해배상 규모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신용카드업계의 주장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소매업계는 현재 피해규모가 131억~158억 달러 규모며, 반독점법이 적용될 경우 손해배상 청구액은 393억~476억 달러로 3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세계 카드업계의 양대 산맥인 비자와 마스터 카드는 현재 1조3,0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카드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데, 만일 400억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파산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신용카드회사에게 불리한 상황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신용카드회사는 과도한 수수료 부과를 시정하도록 하는 법원의 명령을 따르고 한편으론 수 십억 달러 수준에서 손해배상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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