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은 조단위로 자산을 운용한다. 고객들이 가입한 보험 상품이 장기이다보니 보험사들 역시 장기투자대상을 찾아 안정적으로 돈을 굴려 대비해야 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국내에는 3년만기 국채 정도밖에 없어 부득이 10년짜리 미국 국채(TB) 등 해외채권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해외채권의 경우 금리변동에다 환율변동이라는 두가지의 불확실성 변수가 존재한다. 결국 보험사들이 이러한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파생상품이 스와프(Swap)다.
스와프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바꾸기’라는 뜻에서 발생한 용어로, 파생금융상품의 경우 장외시장에서 동일한 가치의 금융상품들을 맞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스와프 상품으로는 주로 통화스와프와 금리스와프가 있다. 보험사를 비롯한 기업 등 국내업체들이 스와프 거래를 할 수 있는 금융기관으로는 산업은행이 단연 최고다.
보험사들은 해외채권가격에 해당하는 달러를 산업은행과 같은 스와프 뱅크에 원화로 제공한 다음 채권에 투자하는 통화스와프 거래를 실시한다. 보험사는 채권에서 얻어지는 달러베이스 이자를 역시 산은을 통해 원화베이스 이자로 맞바꾼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원화로 달러화 자산을 투자하는 효과를 보면서 달러화 가치변동과 금리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피하게 된 것이다.
양복승 산은 금융공학실 팀장은 “통화스와프는 선물환거래를 장기간에 걸쳐 여러 번에 해야하는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서 “해외금융상품 장기투자에는 스와프가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선물환(선도)거래가 3개월과 같은 단기적인 시기에 주로 사용되고 통화스와프는 장기외화자산이나 부채를 관리할 때 주로 이용된다.
금리스와프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맞바꿔 금리변동에 대한 위험을 사전에 막는 파생상품거래다. 금리스와프는 일반적으로 고정금리와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를 바꾸는 것으로 같은 통화를 사용해 통화스와프와 구분된다. 투신사의 경우 펀드를 판매하고 원금보장을 위해 국고채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는데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경우 보유채권의 가격하락으로 손실위험에 노출된다.
투신사들은 산은 등 스와프뱅크와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변동금리를 받는 스왑거래를 체결하면 변동위험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연초 국고채 금리가 1% 정도 급격히 상승하면서 금리스와프 거래를 하지 않은 금융기관은 손실을 입었다. 스와프가 기본적으로 꼭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윤만호 산은 금융공학실장은 “통화, 금리변동기에 스와프를 기본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손실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