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독일에 이어 영국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럽에서의 신종 AI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WHO는 18일(현지시간) H5N9형 AI가 가금류 사이에 퍼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엘리자베스 멈퍼드 세계보건기구(WHO) 인플루엔자 대응책임자는 “더 많은 가금류가 H5N9형 AI에 감염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모두 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H5N9형 AI가 올해 초 중국, 일본, 한국 등지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며 “이 AI는 야생조류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유럽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WHO는 병들거나 죽은 야생조류를 만져서는 안되고 살처분에 참여한 인력들은 2주간 발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소식통은 “바이러스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백조를 통해 전파되는 것일 수 있다”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도 더 많은 감염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AI가 검출된 헤켄도르프 지역 양계농가의 닭 15만 마리를 살처분했으며 영국 환경부는 오리 6,000 마리를 살처분하라고 지시했다. 또 반경 10㎞ 지역 양계농가를 중심으로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야생조류와의 접촉을 막기 위해 닭 등 각종 가금류를 실내에 가두도록 지시했다.
H5N8형 AI는 4일 처음으로 독일 북동부의 한 농장에서 보고됐으며 16일 암스테르담의 양계 농가와 18일 영국 요크셔 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H5N1형 AI 감염으로 30대 여성 한명이 숨졌다고 일간 알아흐람이 보도했다. 지난 6월 이래 이집트에서 AI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금까지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