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다시 한 번 외환은행원에 대한 구애(求愛)에 나섰다. 최근 이뤄진 외환은행 잔여지분 인수 계획에 외환은행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자 이를 다독이기 위함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8일 행내 인트라넷을 통해 외환은행 전임직원에게 '사랑하는 외환 가족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e메일을 보냈다.
김 회장은 "지난 1월28일에 그룹의 더 큰 비상을 위한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었다"며 "갑작스러운 발표로 많이 놀라고 걱정이 컸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당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잔여지분 40%를 인수하겠다고 하자 "합병을 위한 수순 밟기로 '2ㆍ17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2ㆍ17 합의는 지난해 2월17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합의한 ▦외환은행 독립법인 존속 ▦자회사 편입 5년 후 하나은행과의 통합 논의 ▦합병시 대등합병 원칙 적용 등 세 가지 원칙을 말한다.
김 회장은 잔여지분 계획 발표 당시 하나금융그룹원들에게 이를 설명하는 e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데 이번에 외환은행원들에게 다시 보낸 것이다.
김 회장이 외환은행원에게만 별도로 e메일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김 회장은 편지에서 "이번 주식교환 결정으로 외환은행은 지주사의 완전 자회사가 되지만 2ㆍ17 합의서 정신과 'Best of the Best'원칙은 변함없이 지켜질 것"이라며 노조가 우려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김 회장은 "필요하다면 진정한 소통을 위해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외환 가족 여러분과 직접 대화하는 기회의 장을 만들겠다"며 외환은행 잔여지분 인수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고자 외환은행 노조와 직접 만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