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포커스] "공장에서 소비자 곁으로"

식품 원재료 생산 등 제조업에 몸담아 온 기업들이 공장 문을 박차고 나와 소비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외식 사업으로 본격적인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단체급식 전문 계열사인 ㈜이씨엠디를 통해 선보인 동양식 면 전문점 `엔즐` 매장 수를 대폭 확충해 프랜차이즈 사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풀무원은 최근 엔즐 2호점으로 부천점을 오픈한 데 이어 내달 초 일산점, 내년 중에는 수도권 일대에 3개 점포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내달 고급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아란치오 오픈, 연내 부르스게따 2호점 개점 등 공격적인 외식사업 확장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CJ도 27일 역삼점을 비롯해 8월 한 달에만 `카페 뚜레주르` 4개 점포를 신규 오픈했으며, 유럽식 카페인 `투썸플레이스`사업 확대를 위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연내 3개 매장을 열 계획. CJ는 이어 내년에 10개 점포를 비롯, 중장기적으로는 도심권에 50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삼양사는 유기농 샐러드와 곡물빵 등 건강 식품을 선보이는 `카페 믹스앤베이크` 라는 브랜드로 외식서비스 사업에 진출, 현재 2호점 개점을 준비중이다. 대한제당도 두산에서 `카페 네스카페`를 인수해 커피전문점 사업으로 뛰어들어 연내 60여개 점포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리온그룹도 올 연말부터 세계적인 중식 레스토랑 `미스터 차우`의 서울점을 열어 외식사업에 한층 힘을 실을 예정. 이처럼 식품 제조업체들이 외식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가장 이유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다. 설탕, 밀가루 등 소재사업만으로는 소비자와 거리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변에는 고부가가치를 노릴 수 있는 외식 사업을 새로운 수익사업의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 두개 지점 단위로 운영되는 외식사업은 아직까지 매출 비중에서 볼 때 “구멍가게 수준”. 하지만 그동안 안테나 숍 개념으로 운영해 온 외식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이들 업체의 움직임은 외식사업이 식품 제조업체들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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