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90% 정기승급-연공서열형 임금체제 여전

90%에 가까운 기업들이 정기 승급 제도를 시행,대다수 기업들이 아직도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39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 23일 발표한`2005년 정기승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정기적으로 승급해주는정기승급제도를 시행하는 곳이 86.9%에 달했다. 산업별 정기승급제도 도입기업은 제조업(87.6%)이 비제조업(85.5%)보다 2.1% 포인트 높았고 규모별로는 대기업(89.7%)이 중소기업(83.5%)보다 6.2%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종별로는 생산직(80.3%)이 사무직(66.7%)보다 13.6% 포인트 높아 사무직을 중심으로 연봉제를 비롯한 성과주의 임금제도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반면 노조 조직율이 높은 생산직의 경우 아직도 연공서열제가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생산직의 정기승급 도입율은 88.8%로 중소기업(70.3%)보다 18.5%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반면 사무직의 경우 대기업 63.6%, 중소기업 70.3%로 기업 규모별 정기승급 도입비율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노조 유무별로는 사무직에서는 노조가 있는 사업장과 무노조 사업장의 정기승급도입비율이 각각 66.9%, 65.7%로 차이가 적었으나 생산직의 경우 노조가 있는 곳(90.1%)이 무노조 사업장(62.5%)에 비해 27.6% 포인트나 높았다. 정기승급에 따라 매년 자동적으로 인상되는 임금효과(정기승급율)는 통상임금기준 2.05%, 총액 기준 1.96%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정기 승급율(총액 기준 1.7%) 보다 소폭 높은 것이다. 총액 기준으로 정기승급률 분포현황은 1.0-1.5%가 27.8%로 가장 많았고 3.0%인곳도 24.3%나 됐다. 이 밖에 `1.5~2.0%' 13.9%, `0.5~1.0%' 13.0% 등의 순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협약 인상률 평균은 5.2%로 거의 0% 수준으로까지하락한 일본(0.03%)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고 협약, 승급 등을 감안한 전체 임금상승률도 6.0%를 기록, 미국(3.3%), 일본(1.9%)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정기승급에 따른 인건비 부담 여부와 관련, 54.5%가 `부담이 된다'고 답했고 산업별로는 제조업(59.0%)이 비제조업(44.2%)보다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많았다. 정기승급 개선계획에 대해 `현행유지'와 `개선계획이 있다'가 각각 51.7%, 45.5% 로 상당수 기업들이 향후 정기 승급 폐지를 계획하고는 있지만 노조와의 관계 등을 감안, 당장 폐지하는데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같다고 경총측은 전했다. 경총측은 "일본만 하더라도 정기승급 폐지율이 2002년도 평균 21.6%에서 지난해일반직 33.0%, 관리직 46.1%로 급격히 높아졌다"며 "우리나라는 협약, 승급, 최저임금 등 3중 구조의 임금 인상방식의 적용을 받아 기업의 인건비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만큼 임금결정방식을 단순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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