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차밴드 디케이산업 제습기 내놔
동부대우전자 협력사 씨엔티 스토브 생산
하청업체로는 부가가치 창출 한계, 새 성장기틀 마련 전략
판매망 확보 어려움 등 홀로서기 쉽지 않아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산단에 자리한 디케이산업. 냉장고와 세탁기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이 회사는 연 매출이 1,000억원을 웃도는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다. 디케이산업은 지난해 자체 브랜드를 단 제습기를 시장에 출시헤 관련 업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벽걸이 세탁기를 동부대우전자와 공동 개발해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씨엔티(광주 진곡산단 소재)도 자체 브랜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농산물 건조기를 개발해 이미 시장에 내놓았으며 최근에는 목재 펠릿을 활용한 스토브를 개발해 시판했다.
경북 구미공단에서 삼성전자에 무선기기 등을 납품하는 GT텔레콤은 지난 2006년부터 각종 블루투스 제품을 독자 브랜드로 선보였다. 역시 구미공단에서 네트워크 장비와 대기업에 단말기와 교환기 등의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세영정보통신도 블루투스 제품, 근거리 개인 무선통신기기를 독자기술로 개발해 출시했다.
대기업 협력업체로 매출액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오던 기업들이 독자적인 브랜드를 내건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출시 제품들은 수십년간 쌓아 온 고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상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중소 협력업체의 독자 브랜드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이유는 부품협력업체라는 구조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협렵업체로서 안정적인 회사 경영은 가능했지만 성장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이같은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고육책이라는 해석도 있다. 부품협력업체의 경우 매출액에 비해 영업이익은 지극히 낮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기업이 새로운 성장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를 내건 고부가가치 상품 출시가 절실했다는 분석이다.
납품물량 감소나 원자재가격 인상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기업환경 역시 이들 기업들이 변화를 추구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중소 협력기업들의 홀로서기가 그리 녹록하지는 않다. 부품협력업체로 특정기업에 오랜 기간 의지하다 보니 마케팅 능력의한계를 실감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새로운 판매망을 확보하는 문제는 회사의 홀로서기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막대한 판매수수료를 요구하는 대형 유통매장 진출은 감히 엄두를 내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때문에 대형유통매장 문턱을 넘지 못한 기업들은 온라인 판매나 판매망을 갖춘 다른 기업체에 위탁판매하는 방식을 이용하는 수준이다.
유시풍 씨엔티 대표는 “우선은 국내 한 대형 보일러 판매회사와 위탁판매 계약을 체결해 판매망을 확보했다”며 “다양한 제품개발과 함께 꾸준하게 자체적인 판매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