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질환과 뇌졸중, 혈관 질환을 묶어 통합치료하는 선진국형 의료시스템이 국내에도 도입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심장과 뇌졸중, 혈관 질환 관련 유관 진료과를 합쳐 협진이 가능하고 예방과 치료, 치료 후 관리까지 한곳에서 모두 제공하는 심장뇌혈관병원을 공식 출범한다고 13일 밝혔다. 암에 이어 한국인 사망원인 2·3위인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은 서로 발병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고 이들 질환을 동시에 앓거나 다른 질환이 뒤따라 발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뇌졸중 위험인자를 똑같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심장혈관 질환을 앓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뇌졸중 발병위험이 4.3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의 26%는 관상동맥이 50% 이상 막혀 있는 무증상 관상동맥협착증 환자라는 보고도 있다.
심장뇌혈관병원은 심장센터와 혈관센터·뇌졸중센터·이미징센터·예방재활센터·운영지원실 등 5개 센터와 1개 지원실로 구성됐다.
또 심근경색 환자의 뇌졸중과 같이 두 군데 이상의 혈관에서 질환이 발생하는 다혈관 질환 클리닉, 목에서 뇌로 피를 공급하는 동맥인 경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동맥협착 클리닉, 불규칙하게 맥박이 뛰는 심방세동환자-뇌졸중 클리닉, 심정지 클리닉 등 환자 중심의 새로운 통합진료 클리닉도 개설됐다.
진료과별로 구분돼 있던 외래공간과 입원공간을 각각 하나로 합쳐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고 21곳이던 진료실을 6곳 더 늘려 진료대기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치료의 난도가 높은 중증환자와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급성 뇌졸중 환자를 위한 전용 병상·설비를 늘리고 신경집중치료 전문의 등의 전문인력도 추가로 확보한다.
또 혈관외과·심장외과·응급의학과·중환자의학과 등 대동맥 질환과 관련된 전문의가 당직 체계를 구축해 환자를 언제든지 치료할 수 있게 24시간 대동맥 전담팀도 운영을 시작했다.
초대 심장뇌혈관병원장은 현재 메이요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로 재직 중인 오재건 교수가 맡았다. 오 병원장은 심장 분야에서 350여편의 국제학술지 논문을 발표하는 등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심장뇌혈관병원은 암병원에 이어 환자 행복을 위한 개별진료과 간의 창조적 융복합의 결과물"이라며 "환자를 중심으로 통합진료 서비스가 이뤄져 심장·뇌졸중·혈관 분야의 새로운 진료와 연구성과를 이루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