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생뚱맞은' 산불대책 추궁

"종교적 이유로 낙산사 방치했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7일 영동지역 산불피해 대책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서 정부를 상대로 무리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거나 산불진화 초기대응 실패의 근거로 다소 황당한 이유를 들어 관심을 끌었다. 이날 당정협의에 참석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우리당 의원들은 박홍수농림부 장관과 조연환(曺連煥) 산림청장을 상대로 강도높게 산불발생 원인을 따지고 대응미숙을 질타했으나 주변의 공감을 크게 얻지는 못했던 것. 이영호(李泳鎬) 의원은 조 청장이 식목일 오후 양양에서 강풍으로 산불이 재발생했던 것과 관련, "고성산불 진화와 강풍으로 즉각 대응이 어려웠다"고 해명하자 "그 얘기는 그만하고 청장은 골프는 치느냐"고 `생뚱맞은' 질문을 던졌다. 이 의원은 이어 "골프치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인데 봄철에는 오후에 바람이 불어 오전에만 골프를 친다"며 "우리나라가 해양성 기후이고 봄철 바닷가에서는 오후에 바람이 분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조 청장을 다그쳤다. 이 의원은 또 "정부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너무나 당당하게 잘했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며 "종교적 이유로 낙산사를 방치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시종(李始鍾) 의원은 "산에 들어가면 잡목과 잡초가 무성해 완전정글과 다름없다. 조림, 육림에 투자하기보다 방화선을 구축하는게 중요하다"면서 50∼100m 너비의 인도 또는 방화선 구축을 제안했다. 이어 이 의원은 "산 주변 가옥으로부터 50∼100미터 주변의 나무는 베어내 산불이 가옥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해당부처나 정책위 관계자는 "산자락에 가옥이 있는 경우 산불피해를 당하기가 쉽기 때문에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높지는 않지만 참고사항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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