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할머니 이혼소송] "이혼사유 될수 없다" 패소

남편이 가부장적 권위로 무조건적인 순종을 강요했다고 해서 이혼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고법 민사10부(재판장 박인호·朴仁鎬부장판사)는 4일 한 할머니(75)가 남편(83)을상대로 낸 이혼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한 원심을 깨고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돌볼 의무가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할아버지가 결혼초부터 가부장적 권위를 내세워 할머니를 부당하게 대우한데다 상당한 돈을 벌면서도 식비와 최소한의 생활비만 대줘 쪼들린 생활을 하게 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가부장적 권위는 혼인당시의 가치기준을 감안해 볼 때 결혼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최근들어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남자관계를 의심하고 각종 추태를 부린 점도 인정되지만 이는 고령에 따른 정신장애 탓인 만큼 할머니는 오히려 할아버지를 돌보고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할머니는 지난 46년 결혼했으나 남편의 권위에 눌려 부당 대우를 받아온데다 돈문제로 다투다 할아버지로부터 고소까지 당하자 지난해 소송을 냈으며 1심에서는 승소했었다. 【김용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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