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에 빠진 SC제일銀 노조

사측 폐쇄지점 영업재개속 여전히 강경
본점 노조원 이탈로 대안 카드도 없어

SC제일은행이 노조의 총파업으로 폐쇄했던 지점들의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영업 정상화를 시도하는 사측과 달리 노조는 본점 소속 노조원들이 대오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부결속 다지기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사측은 총파업에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제시할 카드가 소진된 노조 집행부로서는 진퇴양난 국면에 직면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잠정 폐쇄됐던 8개 지점의 문을 지난 19일 다시 열었다. 이번에 영업을 재개한 지점은 서여의도∙면목동∙미아동∙방배역∙방학동∙개룡역∙남부터미널 등 서울 7곳과 성남 동판교 등 경기도 1곳이다. 사측은 이에 앞서 8일 안국역 지점 등 5개 지점의 문을 다시 열었다. 사측이 영업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반면 노조는 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과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추석 연휴 전인 8일 서울지방노동청장의 중재 아래 협상을 가졌지만 다시 한번 견해차만 확인했다. 특히 사측의 보이지 않는 회유가 계속되면서 본점 소속 노조원들이 총파업 전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15일로 예정됐던 하루짜리 총파업이 무산된 것도 본점 소속 노조원의 90% 이상이 불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장 복귀 이후 노조의 결속력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한 SC제일은행의 노조원은 "복귀 초반만 해도 보신각 앞에 모여서 인원을 체크하고 출퇴근했지만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라며 "태업이라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달 말로 예정된 은행 정기인사도 노조원을 압박하고 있다. 사측이 본점 직원을 회유하는 카드로 영업지점 발령 등의 인사조치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노조원은 "하루짜리 총파업 때만 해도 영업지점 소속 노조원은 대부분 참석을 했지만 본점 노조원은 이를 외면했다"며 "사측이 개인 세일즈 부서를 신설해 본점 직원을 인사 조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본점 소속 노조원들의 사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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